제타

제타의 역사는 바람의 역사다. 바람이라는 이름을 줄곧 써왔을 뿐만 아니라 바람처럼 시장을 휘감고 돌았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제타라는 강풍이 준중형 세단 시장에 강하게 불고 있다.

1974년 폭스바겐이 내놓은 소형 해치백 골프는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며 시대를 대표하는 소형차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소형차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모두 해치백을 원하지는 않을 터. 폭스바겐은 전통적인 3박스 형태의 차를 원하는 계층을 파고들기 위해 골프의 세단형 가지치기 모델을 만들기로 하고 제타를 개발했다. 제타는 197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장차 세계 시장을 누빌 글로벌 컴팩트 세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제타는 이름은 바람 이름을 붙이는 폭스바겐의 전통에 따라 붙인 이름으로 제트기류를 가리킨다. 제타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이탈디자인 쥬지아로가 스타일링을 맡았고,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생산되었다. 멕시코에서는 아틀란틱이란 이름이 붙었다. 1세대 제타는 1.1리터 50마력, 1.8리터 111마력 휘발유 엔진과 69마력짜리 1.6리터 디젤 엔진을 얹었다. 2세대로 바뀐 이후에도 1세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스라는 이름을 달고 생산되었다.

2세대 제타

2세대 제타

2세대 제타는 제타 중에서 가장 장수한 모델로 8년 동안이나 시장을 지켰다. 장수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인기가 있었다는 뜻. 판매에도 성공적이어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유럽차 자리에 올랐다. 3세대는 벤토로 이름을 바꾸었다. 골프의 세단 버전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미국에서는 제타라는 이름을 그대로 썼다. 4세대는 보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역시 바람의 종류로 아드리아 해에서 간간히 불어오는 겨울 바람을 뜻한다. 보라는 윗급인 파사트가 나온 이후 바로 등장했다. 파사트와 스타일에서 여러 부분을 공유해 베이비 파사트로 불리기도 했다. 4세대가 끝나갈 무렵인 2005년에 판매량은 660만 대에 이르렀다. 이 중에서 3분의 1은 미국시장에서 팔렸다.

5세대 제타는 2005년 미국 LA 모터쇼에 데뷔했다. 폭스바겐 모델 중에서 뉴 비틀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에서 데뷔한 차였다. 그만큼 미국은 제타에게 중요한 시장이었다. 유럽 스포츠 세단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는 제타는 5세대에 이르러 대중차에서 엔트리 럭셔리카로 포지션을 높여 잡았다.

6세대 제타는 2010년 1월에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이미 예견되었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NCC(New Compact Coupe) 컨셉트카는 앞으로 나올 쿠페 신모델이자, 세단의 등장을 점치게 했다. 신형 제타는 NCC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받아들였고 NCS(New Compact Sedan)라 불리며 새로운 컴팩트 세단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6세대 제타는 골프와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완전 다른 패키징을 사용해 독립된 차종으로 탄생했다. 한국 시장에는 2011년 서울모터쇼에 정식으로 공개되었다.